not eager to be one who is not me.

by Anitya
<로나의 침묵> 다르덴 형제
누구나 차기 작품을 손꼽아 기다르는 감독 리스트가 있을 것이다. 물론 나에게도 있다.

물론 그런 리스트들은 저마다 다를 것이고 그 이유 또한 저마다 다를 것이다. 그들이 하고자하는 주제일 때문이도 있고, 그들이 영화를 만드는 스타일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여튼 그 리스트가 무엇이든간에 그들의 영화가 어서 나와주기를 기다리고 다시 한번 우리를 감동시키고 열광시키고 우리가 생각치 못했던 이야기와 스타일로 우리에게 다시한번 충격을 줄 것을 기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그들이 차기작을 기다리며 발표되자 마자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찾아가 보게 만드는 것일 것이다.

나에게 그런 감독 중에 하나가 바로 다르덴 형제일 것이다. 내가 그들 영화들 중에 최고작으로 뽑는 작품은 두말할 나위 없이 <아들>이지만 다른 작품들도 <아들> 못지 않게 훌륭한 작품들이었다. 그들의 영화중 단 한편도 나의 기대를  져버리는 적이 없었으며 오히려 매 작품들마다 나의 뒤통수를 매우 아프게 쳤던 작품들이었다.



그렇게 그토록 기다리던 그들의 신작이 바로 <로나의 침묵>이다. 역시나 그들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다. 내가 좋은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좋은 영화는 대부분 '이해할 수 없지만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신비로운 행동을 하는 인간'을 다루고 있다는 것에 있다.

바로 이러한면에서의 대가가 바로 난 다르덴 형제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영화에는 거의 모든 영화에 이런면을 가지고 있다. 언듯 보면 이해할 수 없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공감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놀라고 의아스럽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라는 물음을 하게 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래 그럴 수 있어... 마져 그렇기 때문에 인간일거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로나의 침묵>에서는 더욱 강력하게 그런 행동이 등장한다. 그것이 궁금한분은 반드시 이 영화를 보시길....

그리고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그 동안 다르덴 형제는 그들의 영화에서 음악을 사용하지 않았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조차 어떠한 음악마져 거부했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음악을 사용했다. 영화가 끝나기전 짧게 간단한 선율의 피아노 음악이 사용되었고 엔딩 크레딧에서 그 음악을 다시 사용하였다. 물론 그들이 그 동안 음악을 사용하지 않아서 더욱 그들의 영화가 좋았었지만 이 정도라면 역시 그들의 영화에 큰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잘 사용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나의 침묵>은 6월 4일 개봉된다고 한다. 극장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것이 즐겁고 설레인다.
by Anitya | 2009/05/20 15:15 | film | 트랙백 | 덧글(0)
<기후> 누리 빌제 세일란
<기후>라는 영화가 있다. 터키 영화 감독 누리 빌제 세일란의 영화다. 원작 이름은 <Climate>.

나는 예전부터 멜로 장르의 영화를 좋아했다. 왕가위의 <화양연화>, 파트리스 르콩트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같은 영화들이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베스트 영화들에 포함되어 있듯이 말이다. <기후> 역시 그런 멜로의 구성 방식을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멜로 영화와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내가 보기에 <기후>는 다른 영화와 같지 않다. 

영화의 첫 장은 함께 친구가 사는 휴양지로 여행을 간 연인간에 다툼이 발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역시 좋은 영화에서는 늘 그렇듯 다툼은 그리 대단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지 않는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다툼이 시작된다. 우리가 사는 삶 속에서 역시 그렇듯 말이다. 난 이것이 바로 좋은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간의 차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삶에서는 정말 그러한데 유독 영화속에서는 그렇지 않는 곳으로부터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순간 난 그 영화에 대한 기대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앞으로도 분명 그런식으로 영화가 진행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보고 싶은 하는 영화는 바로 그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은 정확하게 꽤뚤어보는 보는 영화이지 과장하거나 억지로 설득하려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가지고 있는 좋은 영화의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물론 나 역시 때로는 그렇지 않은 영화를 보기도 한다. 영화가 주는 엔터테인먼트를 생각없이 즐기고 싶을 때 대개 그렇다.)


그렇게 둘은 헤어진다. 남자는 다른 여자를 만나고 여자는 자신의 일에 몰두한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어렵게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롤랑 바르트의 말인데, "당신은 내가 가고 싶어 하지 않는 바로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며, 내가 없는 거기에서 나를 사랑한다."라는 말이다. 왜 그럴까 의아스럽게도 느껴지지만 우리가 살다보면 정말 그런 경우를 꽤 맞닿뜨리게 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의아스럽지만 살다보면 경험을 통해서 '아 그렇구나'라고 느껴지는것,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잘 생각해보면 정말 그럴 수도 있는것... 난 그런것이 바로 깨달음이고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체로 그런 통찰을 가져다 주는 것이 좋은 작품이다. 이 말처럼 <기후>에서도 남자는 그녀가 가고 싶지 않은 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그녀가 없는 거기에서 그녀를 다시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둘은 다시 이루어 질 수 없다. 이것이 <기후>의 줄거리다. 

여기에 작은 유머와 에피소드들이 곁들어 있다. 물론 그러한 것들이 주요 줄거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함께 어울리며 반작용도 일으키며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풍부해지고 재밌어진다. 하지만 전체 줄거리를 방해하지 않는다. 

사랑을 하면서 고통받은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이 가져다 주는 고통과 그 만큼의 희열을... 그런 느낌을 짧은 시간이나마 다시 압축적으로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기후>라는 영화를 강추한다. 
by Anitya | 2009/04/27 00:02 | film | 트랙백 | 덧글(0)
iMac 구입 후...
얼마전 iMac을 구입했다. 지금 이 글은 바로 그 iMac으로 쓰고 있는 중이다. 이 놈 때문에 요즘은 컴퓨터 공부에 푹 빠져 있다. 사실 그 동안 맥킨토시를 영화 편집을 위해서 써왔지만 그것은 오로지 편집툴인 파이널컷프로 하나 때문이었다. 그러니 난 사실 맥킨토시 컴퓨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이 새로운 컴퓨터를 익히기 위해서 여러 공부가 필요해졌다. 운영체제부터 각종 어플리케이션(윈도우에서 프로그램을 맥에서는 application이라고 일컫는다.)을 다루기 위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공부를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단지 맥에서만이 아니라 윈도우에서도 여러가지 내가 모르는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를 들어 음악 어플인 iTunes를 공부하다보니 window media player를 익히게 되는 것이다. 어찌됐던 예전에 모르던 것을 알게 되니 좋긴 한데 너무 이런 컴퓨터 도구들을 다루는 것만을 공부하다보니 정작 주객이 전도된것 같아 왠지 불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좋은 툴을 가지고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가가 역시 중요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토록 자주 말하는 바로 '컨텐츠'가 중요하다는 말이 지금 내 경우에 딱 들어맞는 꼴이 되어 버렸다. 물론 툴은 잘 다루면 컨텐츠가 더욱 좋아지겠지만 그 순서가 컨텐츠가 먼저가 되고 그 다음이 이러한 툴들이 되어야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유독 어떤 어플을 다룰 때 그 어플의 기능 보다는 그 어플이 가지고 있는 단축키가 뭔지 매우 궁금해 한다는 것이다. 우선 그 어플이 제공해주는 기능들을 익히는 것이 먼저인데도 난 먼저 대충 둘러본다음 바로 단축키가 뭔지 알아내고 해보면서 즐거움을 느끼곤 한다. 단축키 중독증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한 동안은 이 컴퓨터 공부에 시간을 많이 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사실 내가 이래본 적은 별로 없으니 한번쯤 걸려 볼만도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by Anitya | 2009/04/03 03:10 | You & I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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